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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던 미국의 홈트레이닝업체 펠로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펠로톤의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던 미국의 홈트레이닝업체 펠로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펠로톤의 사례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의 비즈니스 기회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려는 시도를 경계하는 한편 스트리밍과 조직관리, 나아가 업종의 변화 및 세부 비즈니스 전략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는 당위성에 주목하고 있다.
출처=펠로톤
위기와 기회
펠로톤(NASDAQ:PTON)은 팬데믹 기간 홈트 수요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자랑했다.
팬데믹이 시작되며 피트니스센터를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내용 자전거와 가정용 런닝머신을 제공하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안전사고 및 리콜에 이어 수요 감소라는 삼각파도를 맞으며 주가는 최고점 대비 무려 80%나 내려갔으며 시가총액은 500억달러에서 60억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고급형 제품인 바이크 플러스 생산은 중단됐고 대규모 인력감축에 들어갔다. 총 직원의 20%인 2,800명이 해고될 위기다. 투자자들의 압박에 공동창업자인 존 폴리 CEO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춤하던 펠라톤에 반전의 기회가 만들어 진 것은 구원투수의 등판이 계기가 됐다.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배리 맥카시가 등판하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존 폴리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며 신임 CEO로 배리 매카시가 내정됐다고 밝혔다.
매카시의 등판과 함께 나이키와 아마존 (NASDAQ:AMZN) 등 대기업이 펠로톤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9년 펠로톤 인수를 제안받았던 나이키가 인수에 바짝 다가선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JP모건이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펠로톤이 여전히 매력적인 가치를 가진 기업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시장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출처=갈무리
포스트 코로나 실제하나
펠로톤의 위기는 포스트 코로나 비즈니스의 실체에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는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팬데믹이 시작된 후 전 세계는 온택트 트렌드에 사로잡혔다. 오프라인의 만남을 최소한 줄이고 온라인을 통해 서로가 연결되며 감시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다. OTT의 인기가 치솟고 집단감염을 우려한 이들의 활동반경은 슬세권(슬리퍼로 이도할 수 있는 거리)로 좁아지며 재택근무가 활성화됐다. 당연히 여기에 착안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들도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문제는 팬데믹이 종료된 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많은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비즈니스 중심축 이동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한 번 달라진 생활패턴의 관성에 대한 신념으로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시대 흑사병의 창궐로 인류가 종교에서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이성의 빛을 향해 걸었던 경험이 21세기 팬데믹 종료 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믿음이다. 여기에는 MZ세대로 불리는 신인류의 달라진 기존사회에 대한 관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일까? 일단 팬데믹 과정을 거치며 수 년간 달라진 우리의 생활패턴은 기존의 트렌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파괴력을 응축시키고 있다. 그런 이유로 포스트 코로나로 통칭되는 달라진 세상에 대한 패러다임은 일정정도 유효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만 21세기 우리가 불과 몇 년전까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이미' 발휘하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없다. 신에게 기도해도 흑사병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충격을 받은 르네상스 초입의 중세 유럽인과 달리 21세기의 우리는 이미 달에 사람을 보내고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며 자율주행차를 움직이고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경험을, 그것도 서로 공유하며 함께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00년전 스페인 독감이 창궐할 당시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을 경찰이 적발하고 거리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공격적으로 차단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 이후 포스트 스페인 독감 시대가 열렸을까? 아니다. 우리가 알고있던 시대로 넘어왔고, 그 시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도 거리가 멀다.
그런 이유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존재하지만 그 파괴력에 대해서는 지나친 관성을 걷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연결되어 있었고 20세기 이후로는 그 연결의 파급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진행되던 중이었다. 최근까지 글로벌 플랫폼 시대의 트렌드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즉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을 혁신시키는 전략이었다.
비대면 온택트가 모든 오프라인을 대체하며 우리의 삶이 초연결을 전제로 물리적으로 나눠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사실상 공상과학 소설 수준인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하 명확한 용어정의가 필요한 이유다.
허황된 꿈을 걷어내고 실제 펼쳐지는 현실들을 직시한 뒤 정말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에 주목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상상도 하지 못할 엄청난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 주장하는 지식 사기꾼들을 경계하고, 직장상사 눈치보기 싫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재택근무를 고집하는 체리피커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20세기에 접어들며 인류는 신의 시대와 달리 아는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을 이미 분류한 상태며, 모바일 초연결 시대가 도래해도 오프라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당연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온라인의 시대로만 이해하는 모든 비즈니스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스페인 독감 창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의 출입을 거부하는 장면. 출처=위키디피아
펠라톤의 교훈
펠라톤은 방금 설명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온라인의 시대로만 이해하는 비즈니스'의 약점을 잘 보여준다. OTT만 봐도 알 수 있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OTT 넷플릭스의 실적은 최고치를 찍었으나 팬데믹이 종료되기 시작한 순간 넷플릭스의 기초체력은 약해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의 개념은 사라지지 않고 어느정도 변화의 흐름을 끌어낼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혁신하는 기존 트렌드의 재발견 시간이 단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외 지식 사기꾼들이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지 않는다는 증거는 이미 각 기업들의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까지 ICT 업계를 강타했던 메타버스 및 NFT 관련 기업들이 주춤하는 것도 의미심장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펠로톤의 어려움이 구독경제의 리스크와 관련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포스트 코로나 비즈니스를 기계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 구독경제 자체의 리스크가 컸다는 뜻이다. 이러한 주장은 한 때 영화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던 무비패스의 몰락처럼 구독경제의 허상에 특히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주장 모두 무게를 두면서 새로운 가능성 타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펠로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을 경계하는 사례이자 구독경제의 리스크도 체감하게 만들지만, 아마존과 나이키는 물론 애플까지 펠로톤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결국 업종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펠로톤이 최근 ICT 업계에서 큰 관심을 두는 디지털 헬스 측면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는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특정 업종의 오프라인 인프라가 어떻게 해석되고, 나아가 어떤 플랫폼에 묶여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마존과 나이키는 펠라톤을 통해 디지털 빅데이터를 충실히 모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업종의 진화, 나아가 시너지인 셈이다.
매카시 신임 CEO가 금융 전문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강력한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내부의 구심력을 원만하게 끌어낸다면 펠로톤은 아직 루머에 불과한 거대기업들과의 협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비즈니스에 대한 기계적인 환호, 구독경제에 대한 일차원적인 접근을 걷어내고 특정 영역의 오프라인 지대를 디지털화시키는 전략과 이를 통한 전체 생태계의 시너지를 내는 방향이 핵심이라는 뜻. 펠로톤의 교훈이다.
면책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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