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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소박스] ◆기사 게재 순서① 원/달러 환율 1400원 초읽기… 국내 증시 '롤러코스터' ② "고환율 비켜" 원화 약세에도 국내 주식 담는 외국인 ③ [르포] "면세점이 더 비싸요
[소박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원/달러 환율 1400원 초읽기… 국내 증시 '롤러코스터'
② “고환율 비켜” 원화 약세에도 국내 주식 담는 외국인
③ [르포] “면세점이 더 비싸요”… 고환율에 백화점과 가격 역전
④ 치솟는 달러값… ETF·RP로 환테크 해볼까 [소박스]
#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결혼반지를 구입하기 위해 면세점을 찾은 예비신부 A씨는 직원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설명을 듣게 됐다. 직원은 “요즘은 면세점에서 사는 것이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더 비쌀 수 있다. 백화점과 가격을 잘 비교해보고 구매하기를 권유한다”고 귀띔했다. 면세가보다 백화점 판매가가 더 저렴한 것을 확인한 A씨는 낙담한 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 면세점이 치솟은 환율에 울상이다.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가 활기를 되찾아가는 시점, 또 다른 장애물을 마주하게 됐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 13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399.0원에 출발하면서 하루 만에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 2009년 3월31일(1422.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7원 내린 1388.0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의 최대 강점은 세금(관세)을 내지 않는 만큼 시중가 대비 저렴하다는 것이지만 환율이 급등하자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더 비싼 이른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면세 한도를 넘는 고가 브랜드 상품의 경우 관세가 붙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더욱 떨어졌다.
가격 메리트 없는 면세점… “괜히 샀어요”
지난 13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활기를 찾은 명동의 거리와 비교해 한산한 분위기였다. 서울 관광 중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급등한 환율의 습격을 비껴가지 못한 것이다.
백화점과 비교해 면세가격에 메리트가 있는 브랜드는 손에 꼽을 지경이었다. 모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에서 커플·결혼반지로 사랑받는 B모델 반지는 면세가가 2250달러대, 이날 환율 1385.3원을 적용하면 원화로 310만원대에 달했다. 이는 백화점가 290만원대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결혼반지를 마련하기 위한 예비부부들이 매장을 많이 찾는다”며 “요즘 환율이 너무 높아 면세가가 백화점가보다 비싼 상품이 많다. 예비부부들이라면 지출이 클 시기이고 좋은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면세점을 찾는 것일 텐데 가격을 잘 비교해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정은 대다수의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핸드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 해외 명품 브랜드 C모델 가방은 백화점가가 220만원대 초반이지만 면세가는 1660달러에 가까웠다.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원화로 230만원에 육박, 백화점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까스로 백화점가보다 저렴한 상품을 발견했으나 가격 차이는 미미했다. 모 국내 명품 브랜드 D모델 선글라스의 경우 170달러대로 백화점가보다 불과 4000원 저렴했다.
내국인 고객들의 인기 면세점 구매 품목인 담배도 가격 역전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한 보루당 34달러(4만7100원)로 시중 편의점(4만5000원)의 가격을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E씨는 인천국제공항의 한 면세점에서 무심코 연초담배를 구매했다가 시중가와 비교해보고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됐다. E씨는 “모 브랜드 담배를 샀는데 국내 편의점과 가격 차이가 한 보루당 3500원밖에 나지 않았다”며 “예전에 저렴하게 산 기억이 있어 덜컥 구매했는데 가격 경쟁력이 없어 괜히 짐만 된 꼴이 됐다”고 푸념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 급감… 각종 프로모션 '활활'
고환율 영향에 국내 면세점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14.64% 감소한 1조2474억4863만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만의 최저치다. 해당 기간 내국인 매출액은 1299억원에서 1306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외국인 매출액은 1조3315억원에서 1조1167억원으로 16.1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국내 면세점들은 지난 6일부터 시행된 면세한도 상향과 함께 강달러 현상 대응과 실적 회복을 위해 적립금 혜택 등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여행자 편의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주류 면세한도도 400달러 이하 1병(1L)에서 총 2L 이내 2병으로 확대했다.
롯데면세점은 환율이 1350원 이상일 경우 시내면세점에서 환율보상금 최대 50만원을 포함, 적립금을 최대 297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이달 모든 방문 고객에게 800달러 이상 구매시 사용 가능한 적립금 10만원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이달 말까지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318만원 상당의 적립금을 지급한다. 각 면세점은 각종 위스키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프로모션에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예전과 비교해 면세가에 큰 메리트가 없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브랜드보다는 그나마 국내 브랜드에서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 더 많을 것”이라며 “면세점별 세일 시기, 제휴카드 할인 등을 공략하고 시중 가격과 면밀히 비교해야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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